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트럼펫을 연주하고 있고 미국 재즈를 좋아하는, 양재동에 살고 있는 남자 박상아 입니다.
반갑습니다! ‘미국 재즈’를 좋아한다고 이야기를 해 주셨는데요. 콕 찝어서 미국 재즈라고 이야기해주신 이유가 있을까요? 어떤게 미국 재즈인지 말씀해주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딱 뭐다 라고 이야기하기엔 좀 어려운데, 유럽 재즈는 유럽 느낌이 있고 라틴 재즈는 또 라틴 느낌이 있거든요. 일본 재즈도 색깔이 확실한 편이고요. 재즈 안에서도 여러 기준에 따라 다양한 장르로 나눌 수 있겠지만, 미국 재즈에는 미국 재즈 특유의 ‘쪼’ 비슷한 것이 있거든요. 미국 재즈 중에서도 쳇 베이커(Chet Baker)나 프레디 허버드(Freddie Hubbard), 톰 하렐(Tom Harrell), 리 모건(Lee Morgan)같은 아티스트를 좋아하는 편입니다!
‘재즈 크루 인비테이션’에 초청된 간단한 소감을 부탁드립니다. 처음 연락을 받고 어떤 기분이 드셨는지를 말씀해주셔도 좋을 것 같아요.
일단은 무척 기뻤습니다! 근데 한편으로는 조금 긴장이 되는 부분도 있는 것 같아요. 뭔가 좀 더 잘 해야될 것 같고, 제가 나갈만한 자격이 될까 하는 생각도 들어서요. 그래도 아티스트와 재즈 클럽 양쪽 서로에게 좋은 건강한 기획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기획에 참여할 수 있게 되어서 기분이 참 좋았습니다.
더 잘 보여주시려고 하실 필요 없이, 평소에 해 주셨던 모습과 느낌으로 무대에 서주시면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모습을 더 많은 분들께 보여드리고 싶어서 모시게 된 것이니까요:) 그럼 본격적인 인터뷰로 들어가서, 재즈 아티스트로서의 박상아님에 대한 질문을 드리려고 해요! 우선 음악을 시작하시게 된 계기부터 시작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왜 하필 재즈였는지도 궁금하고요.
남들보다 조금 늦게 시작을 했습니다. 스무살 쯤에 트럼펫을 하고 싶다고 막연하게 생각만 하다가, 군대를 전역 하고나서 처음 시작을 했어요. 본격적으로 연습을 하게 된 건 대학을 졸업한 후부터 였고요.
제가 원래 대학에서 작곡을 전공했는데요. 작곡과라는 전공의 특성상 아무래도 실내에서 컴퓨터 앞에 앉아서 보내는 시간이 많았는데, 아는 선배들이 홍대에서 공연하고 그러는 걸 보면서 약간 끓어오르는 게 있더라고요. 당시 저도 어렸으니까 그랬을지는 몰라도, 땀 뻘뻘 흘리면서 악기를 연주하고 그러는 모습이 너무 멋있어 보였어요. 생각하기 나름이지만, 그 당시 제 일상과 많이 비교가 되기도 했고요. 그런 마음을 계속 가지고 있다가 늦게라도 시작을 하게 된 것 같아요.
작곡을 전공하셨었군요! 음악으로 진로를 정해야겠다고 마음 먹은 것은 언제셨나요?
사실은 음향 엔지니어가 되고 싶었어요. 그것도 어릴 때 막 헤드폰 끼고 기계를 계속 만지고 그러는 모습을 TV에서 봤는데 너무 멋져 보이더라고요. 근데 우리나라에는 당시에 음향만 전문으로 다루는 학교나 학과가 없었거든요. 근데 경희대 포스트 모던 음악 학과에 가면 배울 수가 있었다는 정보가 있었어요. 그래서 거기에 들어가고 싶어서 실용 음악 학원을 다니면서 작곡 공부를 하게 됐죠.
그렇게 결국 들어가게 되긴 했는데, 막상 배워 보니깐 음향이 저랑 막 맞는 느낌은 아니더라고요. 어렵기도 했고 무엇보다도 재미가 없었어요. 작곡과에서도 영상 음악, 애니메이션 음악 등등 별에 별 걸 다 했었죠. 그러다가 ‘지금 시작하지 않으면 정말 늦는다’라는 생각이 확 들더라고요. 그래서 시작한게 트럼펫 연주고요.
트럼펫이라는 악기를 선택하시게 된 것도 특별한 이유가 있었을까요? 소개에서 말씀해주셨던 쳇 베이커의 영향이 컸을까요?
트럼펫은 처음 보자마자 ‘아, 내가 악기를 하게 된다면 진짜 무조건 이거다’라는 생각을 할 정도로 꽂혀 있었어요. 쳇 베이커를 좋아하게 된 건 생각보다 나중의 일이고요. 입시 준비를 하면서 부산에 있는 실용 음악 학원을 다녔었는데, 그 때 학원에 정말 다양한 분들이 학생들을 가르치고 계셨었는데요. 그 중에 한 분인 트럼페터 김일황 선생님이 너무 멋있었어요. 지금은 자주 뵙거나 하지는 않는데 이 기회에 안부도 여쭙고 싶네요. 잘 지내시죠?(웃음) 선생님이 연주하는 걸 보면서 ‘아 저거 내가 언젠가는 해야겠다’는 생각을 늘 가지고 마음 속에 트럼펫을 품고 살았었죠.
트럼펫에 대한 각별한 애정이 느껴지는데요. 트럼펫이 가지고 있는 매력은 어떤게 있을까요?
어우, 기가 막힌 악기죠. (웃음) 일단 표현할 수 있는 것이 정말 넓은 악기에요. 그게 감정이 되었든, 볼륨이 되었든, 음역대가 되었든, 하나의 오케스트라가 다 들어갈 수 있는 악기라고 생각하거든요. 매일 연습하고 불고 그래도 하나도 질리지가 않아요. 감히 질릴 생각도 안 하고요. 물론 트럼펫이 저를 질려할 수는 있겠지만요. (웃음)
(웃음) 그럼 그렇게 연습을 하시다가, 자연스럽게 공연도 하시게 된거군요?
네. 처음에는 하루에 7시간 동안 연습만 하고 그랬죠. 그때는 좀 많이 우울해지기도 했던 것 같아요. 보시다시피 사람도 엄청 좋아하는데 사람을 잘 못 만나고 그러니까 엄청 우울해지더라고요. 계속 연습만 하고 그러면 아무래도 자꾸 다운되고 그럴 거 같아서 클럽 에반스에서 하는 잼 세션에 가서 잼을 하기 시작했어요. 그런 데를 다니기 시작하니깐 자연스레 사람들도 만나게 되고 그래서 기분도 많이 나아지더라고요.
지금은 거의 없어졌지만, 처음에는 무대 공포층도 엄청 심했거든요. 잼 세션 다니기 시작할 때만 해도, 옛날에 담임 선생님이 한 명 씩 번호 부르면서 발표 순서 기다리는 것 마냥 제 차례가 올 때까지 조마조마해 하면서 있다가 무대에 올라가면 악기가 막 덜덜덜덜 떨릴 정도로 심했었어요. 그래도 점점 익숙해지니깐 나중에는 재밌더라고요. 그러다가 또 막 자신감이 넘치거나 해서 그런 건 아니고, 슬슬 해야겠다 싶은 의무감도 들어서 리더 긱도 잡기 시작하고, 레슨도 하고 그러다가 지금까지 이어진거죠.
최근에 발매하신 앨범 쇼케이스를 포함해서, 평소에도 이곳 저곳에서 연주를 많이 하시는 걸로 알고 있는데요. 다른 곳에서 하는 공연과 비교했을 때, 재즈 클럽에서 하는 공연이 지니는 특별한 의미가 따로 있을까요?
사실 불러주면 어디든 다 가고 있긴 한데, 진짜 엄한 데는 안 가요.(웃음) 너무 행사 느낌이 나는 무대 같은데요. 재즈 클럽에서 하는 공연은 아무래도 내가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다는 것이 크죠. 그리고 나랑 마음이 맞는 동료들이랑 연주하는 것도 굉장히 기쁜 일이기도 하고요. 같이 연주를 하다 보면 말로는 나눌 수 없는 교감 같은 걸 하게 될 때도 있는데 그럴 때 참 좋죠.
아까 한창 연습만 하시던 시기에 좀 우울하셨었다고 말씀해 주셨는데, 사실 평소에 뵙는 상아 님의 모습을 생각하면 잘 상상이 안 되기도 해요. 일종의 슬럼프와도 같은 시기가 아니었을까 라는 생각도 드는데요. 그런 힘든 순간들을 어떻게 이겨내시는 편이신지 들어볼 수 있을까요? 무대 위에서 하게 되는 크고 작은 실수나 돌방상황을 어떻게 넘겨 내시는지에 대해서도 좋고요.
막 슬럼프 같은 느낌은 아니긴 했는데, 가끔 전반적으로 약간 기분이 푹 다운되어 있거나 하는 시기는 있는 것 같아요. 연주할 때도 종종 돌발상황은 있기 마련이고요. 뭐 그런 건 언제나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받아들이자는 주의이기는 해요. 그래서 그냥 무조건 계속 합니다. 무대에 올라가서 계속 냅다 들이박는거죠. 공연을 하다가 좀 틀려도 일단 쭈욱 연주를 이어 나가고요.
좀 다른 얘기지만, 리듬을 빠른 곡을 연주하거나 하면 막 긴박하거든요. 그래서 잘 모르시는 분들이 들을 땐 아무도 모르게 스윽 넘어갈 때도 있는데, 발라드 같은 차분한 곡은 그렇지가 않거든요. 딱 요 선율이 나와야 하는데 이상한 음이 나오고 그러면 좀 속상하고 그러죠. 근데 또 무수히 많은 재즈 명반이 있지만, 그 명반에도 실수하는 게 그대로 들어가 있기도 하고, 다른 공연에서도 엄청 틀리고 그랬을 거란 말이죠. 그런데도 명반이 되고 대가가 되고 그러는 건 그냥 그 전반적인 에너지가 좋기 때문일 것이라는 생각을 자주 해요. 정확하게 연주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틀리고 말고 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는 거죠.
트럼펫을 시작하시게 된 것도, 잼 세션을 참여하기 시작하신 것도 뭔가 ‘정면 돌파’라는 느낌에서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네요! 조금 다른 주제로 넘어가서, 상아님의 유튜브 채널, '트럼펫 박상아JAZZCATS’도 재미있게 보고 있는데요. 어떻게 시작하시게 되었는지, 앞으로 어떤 콘텐츠를 보여주고 싶으신지도 듣고 싶습니다.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웃음) 처음에는 연습을 기록해나갈 목적으로 만들었었어요. 채널 이름도 ‘박상아의 성장 스토리’ 뭐 이런 느낌이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거창한 느낌이 있어서 그냥 깔끔하고 쌈빡하게 지금 이름으로 바꿨죠. 지금도 연습 영상은 올리긴 하지만 하고 싶은 걸 그냥 하고 있는 느낌이 더 커요. 이렇게 재미있게 보고 있다는 얘기를 들으면 큰 힘이 되기도 하고요. 참 신기한 건 조회수가 가끔 잘 나오는게 영상이 있어도 댓글은 거의 안 달릴 때도 많거든요. 다들 내성적이어서 그런가….(웃음) 근데 이제 연주를 하러 다니다 보면 가끔, 지난 번에 올린 영상 너무 재밌었다고 이야기해주는 동료 연주자들도 많이 있고, 관객 중에도 그런 말씀을 해주시는 분이 계세요. 그러면 내가 뻘짓을 하고 있는 건 아니구나, 생각보다 많이 봐주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뿌듯한 기분이 들어요.
제가 파워 P여서 크게 생각해둔 건 없는데, 남은 생 안에 구독자가 5천에서 1만까지 간다 하면 그때 좀 더 재밌는 걸 해보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은 가지고 있습니다.
얼마 전 발표하셨던 앨범 이야기도 해 볼까요? 다양한 매력의 자작곡들로 채워진 이번 <JAZZ CATS>앨범은 어떤 과정으로 나오게 되었는지 이야기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앨범도 사실 계획을 해서 만들게 된 건 아니고, 슬슬 나이도 경력도 차고 하다 보니깐 앨범을 하나 만들어야겠다는 막연한 생각으로 준비를 시작했어요. 제가 음악이랑 연주를 잘하고 그래서 앨범을 만들게 되었고 그런 건 절대 아니고, 그냥 지금 하고 있는 연주를 기록으로 남겨야겠다는 마음이 컸어요. 처음에는 좀 갈피를 못 잡고 그래서 동료 연주자들한테 자문을 많이 구하고 도움도 많이 받았죠. 응원도 많이 받았고요, 그러다 보니까 이게 앨범이 만들어지긴 하더라고요. (웃음)
앨범을 만들기로 마음을 먹고 정해뒀던 거는 곡 8개를 전부 다르게 써야겠다는 거였어요. 연주곡만 있는 데다가, 솔직히 재즈가 꽤나 마이너한 장르다 보니깐, 익숙하지도 않은데 계속 비슷한 느낌으로만 가면 지겨울 것 같은 거죠. 그래서 1번 트랙부터 좀 친근한 느낌이 들게끔 시작을 했죠.
리더긱을 하시거나 할 때 가끔 자작곡의 곡 제목을 설명해주실 때도 참 재밌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요. 일상에서 영감을 받은 느낌이 나는 제목들도 인상적입니다. 곡 제목은 어떻게 정하고 계시나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제목이나 주제를 먼저 정해 놓고 노래를 만들지는 않아요. 대신 노래를 먼저 만들고 그 곡의 분위기나 느낌에 맞는 제목을 나중에 붙이는 편이에요. 그게 더 잘 와닿는 느낌도 있더라고요.
좀 다른 얘기지만, 앨범 제목도 사실은 ‘Autumn Breeze’였어요. 가을에 발표할 생각으로 지은 제목이었는데, 유통사 일정이랑 이런 저런 사정으로 작년 가을에는 도저히 낼 수가 없는 상황이 되어버려가지고, 좀 천천히 내게 되면서 제목도 지금의 ‘JAZZ CATS’로 바뀐거에요. JAZZ CATS는 제 인스타 아이디이기도 한데, 원래부터 제가 좋아하던 단어였고요.
정규 앨범도 무사히 발표하셨는데, 상아 님의 앞으로의 목표도 궁금합니다. 아티스트로서 가지고 계시는 상아 님의 장기적인 혹은 단기적인 목표는 어떤게 있나요?
일단 가장 큰 목표는 그냥 계속 연주를 하는 거에요. 남은 인생 전반에 걸쳐 그저 꾸준히 쉬지 않고 연주도 하고 앨범을 또 내고 그러고 싶어요. 슬럼프가 온다거나 무슨 일이 생긴다고 해서 연주를 그만두게 된다거나 잠수를 타게 된다거나 그러고 싶지 않거든요. 언제까지고 지속 가능한, 그런 연주를 할 수 있게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부기우기도 많은 연주자들이 꾸준히 공연하실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재즈 공간이 될 수 있도록 이것 저것 고민해보고 노력하겠습니다! 다음 주제로 넘어가서, 재즈를 이제 막 듣기 시작한 분들이 듣기 좋을만한 재즈 앨범이나 아티스트를 추천해주실 수 있을까요?
우선은 재즈에 대한 이야기부터 드리면, 아까도 말씀 드렸듯이 재즈는 비주류 음악이라고 생각해요. 우리 나라에서 100명 중에 1명 들으면 진짜 많이 듣는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근데 이것도 참 재밌는게, 재즈를 좋아한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에게 어떤 곡을 좋아하냐고 물어보면 이소라의 ‘청혼’을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었어요. 물론 좋은 노래고, 재즈 요소가 많이 들어간 곡이지만 재즈라고 하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봐요. 제 기준에서는 쳇 베이커 같은 사람들을 포함해서 듣기 좋고 아름다운 ‘즉흥 연주’를 하는 음악이 진짜 재즈라고 생각하거든요. 재즈라는 장르에 대해서 생각을 하다보면 듣는 사람도 적은데다가,듣는 사람들이 듣고 있는 노래도 한정적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아서 고민이 많아지기도 합니다.
질문해주신 내용으로 돌아와서 말씀을 드리면, 쳇 베이커의 노래도 좋아하지만 쳇 베이커의 트럼펫 연주를 더 좋아하는 편입니다. 오히려 노래를 부르는 이미지 때문에 트럼펫 연주자로서의 쳇 베이커는 과소평가 되어 있다고 생각해요. 쳇 베이커를 다룬 영화인 <본 투 비 블루>에서 그려지는 모습도 약간 그런 느낌이 들어서 아쉽고요. 사실은 대중적인 것도 잘하고 비밥도 잘하는 엄청 큰 인물이거든요. 그래서 쳇 베이커의 앨범 중에서도 제일 유명한 <Sings>를 트럼펫 연주에 초점을 맞춰서 들어 보시기를 권합니다.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의 보사노바 곡들도 이제 막 재즈를 듣기 시작하신 분들에게는 편하게 듣기 좋은 노래가 많고요.
재즈의 대중화, 재즈붐과 같은 주제로도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겠네요. 저도 그렇게 오래 되지는 않았지만 재즈를 처음 듣기 시작할 때의 진입장벽 같은 것은 분명히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상아님이 생각하시기에, 재즈를 더 잘 즐길 수 있는 방법은 어떤게 있을까요? 더 많은 분들이 재즈를 즐길 수 있게 되는 방법을 이야기해주셔도 좋습니다!
무엇보다도 악기를 다룰 줄 아는 사람들이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주변 사람들을 보면, 악기를 한 번이라도 배워보거나 해 본 사람들이 재즈를 더 깊이 좋아하기가 쉬운 경향이 있더라고요. 저희 윗 세대들이 재즈를 익숙해하지 않는 이유도 결국엔 그거라고 생각하거든요. 악기를 쉽게 배울 수 있거나 했던 세대가 아니니깐요. 물론 제가 학교 다닐 때도 학교 음악 시간에 대학 입시 공부 하는 경우가 더 많았고요. 반면에 미국이나 일본의 경우를 예로 들면, 어릴 때부터 악기를 하나씩 학교에서 다 배워서 직접 연주하기도 하고 그러는 걸로 알고 있는데, 그러다 보니까 우리나라보다는 재즈가 익숙해지기 쉬운 환경이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어요. 제가 가르치고 있는 레슨생 분들 중에서도, 배우고 불고 그러면서 갑자기 뭔가가 들리기 시작한다는 이야기를 하시는 분이 많이 계시거든요. 배우다 보면 욕심이 생겨서 자연스럽게 더 듣게 되기도 하고요. 그리고 지금 자기가 연주로 못하는 걸 실제로 해내는 사람이 있으니까 이게 얼마나 대단한지를 또 깨닫게 되는 그런 것도 있죠. 그러다보면 잼도 하고 싶고 연주도 하고 싶어질 거고, 그런 사람이 많아지면 자연스레 그럴 수 있는 공간도 많아지겠죠. 그래서 사실 재즈가 지속 가능해지는 가장 좋은 방법은, 모든 사람이 악기를 다룰 수 있게 되는 거라고 오래 전부터 생각을 하고 있어요.
평소에 하시는 진지한 고민이 엿보이는 이야기였습니다. 저도 많은 부분에서 고민을 하게 되네요. 그럼 이제 인터뷰도 슬슬 마무리를 해 볼까 합니다. 재즈 크루 인비테이션 당일 공연이 끝나고 난 후에 직접 선정하신 퇴장곡을 틀어드리고 있는데요. 어떤 곡을 틀어드릴까요?
제 곡인 ‘양재천’으로 부탁드리겠습니다!
이번에 발매한 <JAZZ CATS>앨범의 1번 트랙이기도 하고, 멜로디도 쉽고 해서 괜찮을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재즈 크루 인비테이션과 부기우기를 찾아주실 관객 분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매우 기쁜 초대를 해 주셔서 부담이 되기도 합니다만, 그렇다고 해서 뭐 무리해서 각 잡고 빡세게 준비하기 보다는 평소처럼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합니다. 관객 분들도 그 정도의 마음으로 보러 와주시면 딱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제 타이틀을 보고 오실 분들이 얼마나 될까 싶습니다만, 그래도 혹시나 댓글을 남겨주시진 않지만 꾸준히 봐주고 계시는 구독자분들도 오셔서 아는척 해주고 그러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웃음)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럼 인비테이션 당일, 4/25(금) 8시에 뵙겠습니다!
글/디자인 박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