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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기우기 재즈 크루 인비테이션#7 : 가니메 정우호 인터뷰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서브 컬처 음악을 연주하는 ‘가니메 Ganime’라는 팀에서, 사람을 한데 모았다는 이유로 리더를 맡고 있는, 색소폰을 연주하는 정우호 라고 합니다.
‘재즈 크루 인비테이션’에 초청된 간단한 소감을 부탁드립니다. 처음 연락을 받고 어떤 기분이 드셨는지를 말씀해주셔도 좋을 것 같아요.
저희 팀이 워낙 좀 특이한 색깔을 가지고 있잖아요. 심지어 연주 뿐만 아니라 겉보기에도 그렇고요.(웃음) 그런 유니크함을 가지고 사람들에게 생각이 먼저 날 수 있는 팀으로 만들고 싶었는데요. 이번에 좋은 기회로 연락을 주시기도 해서 그게 들어맞은 것 같아 무척 기뻤습니다.
평소에도 아이디어를 가지고 무언가를 해 나가는 걸 좋아하는 편인데요. 다행히 실행력도 좀 있는 편이라 어찌저찌 사람을 모아서 ‘가니메’라는 밴드의 아이디어를 실현을 시키고, 운이 좋게도 이곳 저곳에서 무대 경험을 쌓아서 이런 기회도 얻을 수 있게 되지 않았나 라는 생각도 듭니다.
밴드 ‘가니메’에 대한 이야기로 본격적인 이야기를 나눠보고자 합니다. 가니메가 처음 부기우기에서 공연을 할 때 저도 현장에 있었는데, 무척 놀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저도 나름 선택받은 아이들(!!!)로 자랐던 사람 중 한 명인데다가, 디지몬 어드벤처의 OST인 ‘Butterfly’를 좋아해서 평소에도 자주 듣기도 했었는데요. 그 곡을 공연에서 연주하실 때 마음 속 어딘가에 숨겨져 있던 무언가가 끓어오르는 게 있었거든요. 현장 반응도 참 좋았고요. 이후의 행보도 계속 지켜보면서, 말씀하신대로 정말 유니크한 밴드라는 생각을 하게 됐었는데. 이 가니메라는 팀이 어떻게 결성이 되었는지를 좀 자세하게 듣고 싶습니다.
사실 조금 딴 얘기가 될 수 있지만, 저는 재즈가 아닌 클래식으로 음악을 시작했어요. 근데 그때도 애니메이션이나 게임을 엄청 좋아했었거든요. 유치원을 다닐 때부터 밤새서 게임을 하고 그럴 정도였어요. 그래서 처음에는, 작곡이라는 단어조차도 모를 때부터 게임 음악이나 애니메이션 음악을 만드는 사람이 되고 싶었어요. ‘일단은 음악을 배울 수 있는 학교에 가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던 와중에, 마침 집에 아버지께서 취미로 불고 계시던 색소폰이 있었거든요. 제가 알고 있는 악기로 가야하니깐 일단 무작정 색소폰으로 시작을 했죠. 그렇게 예고를 진학하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음악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색소폰을 시작하게 되신 거였군요! 물론 클래식도 잘하셨겠지만, 지금 가니메에서, 또는 다른 팀에서의 우호님이 보여주고 계신 모습들을 생각해보면 클래식으로 음악을 시작하셨다는 사실은 좀 의외라는 느낌도 있네요.
제작자가 되고 싶다는 마음이 먼저였지만, 그래도 일단은 악기를 다룰 줄 알아야 한다는 기능적인 이유 때문에라도 시작을 한 것도 있었습니다. 물론 클래식을 하면서, 클래식에 대해서는 물론 다양한 음악 장르, 대중음악이나 세계 곳곳의 음악들에 대해서도 더 잘 알 수 있게 되기도 했어요. 중간에 집안에서 반대를 하시는 바람에 우여곡절이 조금 있었습니다만, 지금 하고 있는 실용음악을 본격적으로 배우게 된 건 군대를 전역하고 대학에 입학한 다음이었습니다. 군대에서도 선후임들에게 조금씩 배우기도 했고요.
하고 싶은 것은 늘 같았지만, 꽤나 긴 기간 동안 여러 과정이 있어서 계속 미루어 오다가, 이제 좀 숨겨두었던 이빨을 조금씩 드러내고 계시는 그런 느낌이로군요!
제 친구 중에 팝을 좋아하는 색소폰 연주자가 있는데, 그 친구가 입시를 위해서 찰리 파커의 곡을 연주하듯이, 저도 제가 하고 싶었던 음악을 하기 위해서는 실력도 필요했고 사람도 필요했고 해서 그런 과정을 자연스럽게 거치게 된 것 같아요. 그러던 와중에 또 새롭게 좋아하는 음악이 생겨서 만들게 된 팀이 ‘집사(Zip4)’라는 팀이기도 하고요. 다시 가니메 얘기로 돌아와서, 가니메는 그렇게 학교에서 만난 친구들끼리 모여서 만들게 된 팀입니다. 같이 게임도 하면서 좋아하는 것이 비슷한 친구들끼리 친해지게 됐는데, 마침 다들 연주자이기도 하니 제가 하고 싶었던 걸 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죠. 늦었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꽤 오래 꿈을 지니고 있다가 이제야 드디어 자아 실현을 하고 있는 중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팀의 색깔이라고 할 수 있는 ‘서브컬처’에는 어떻게 빠지게 되셨는지도 궁금해집니다.
제 기억은 아주 어렸을 때 게임기를 잡고 있는 기억부터 시작을 해요. 아버지의 직장 동료 분들이 가지고 오신 플레이스테이션2를 처음 접했는데, 바로 밤을 새고 그랬죠. 그러다가 또 스카이라이프 같은 걸로 애니메이션 전문 채널을 볼 수 있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관심을 가지게 된 거 같아요. 그리고 사실 원래 저의 꿈은 그림을 그리는 거였기도 했거든요. 대회에서 수상을 해 본 적도 있고요. 집안 분위기 때문에 더 해보거나 하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그런 부분들도 제 취향을 형성해 나가는데 있어서 많은 부분을 차지한 것 같아요.
클래식에 이어 그림까지…우호님에 대한 새로운 면을 많이 알게 되네요! 그럼 가니메 하면 떠오르는 귀여운 로고나 굿즈들도 직접 디자인 하시는건가요?
로고와 굿즈는 사실 디자인을 하는 친구에게 외주를 맡겼습니다! 굿즈 같은 경우에는, 건방진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약간의 자부심 같은 것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걸 시도하는 팀이 그 전에는 거의 없었거든요. 게다가 저희가 또 서브 컬처 오타쿠 밴드 라는 콘셉트를 표방하고 있다 보니깐 특별히 더 신경을 쓰는 편이에요. 처음으로 제작했던 키링은 완판이 되었는데요. 저희를 처음 보시고 좋아해 주셔서 구매해주신 그 키링이 자연스럽게 한정판이 되는 그런 그림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이번 인비테이션 공연에 새로 제작한 굿즈도 선보일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가니메의 굿즈는 재즈 크루들도 쉬는 날에 놀러 오거나 일하면서도 공연 때 구매를 할 정도로 좋아했어서 새로운 굿즈도 기대가 됩니다! 그럼 다시 이야기로 돌아와서, 참 어려운 질문이라는 것을 압니다만 요즘 각별히 애정하시는 서브컬처 콘텐츠가 있으신지 답변을 부탁드려도 될까요?
게임도 좋아하고 애니메이션도 좋아하는데, 그걸 마음껏 좋아하려면 시간과 체력이 필요한 것 같아요. 그런 이유에서 사실 요즘 제 인생을 통틀어서 손에 꼽을 정도로 서브 컬처와 관련해서는 암흑기이기도 합니다. 이런 표현이 맞을진 모르겠지만요.(웃음) 일이 바빠져서 이 암흑기에 들어서기 전까지는, 넷플릭스에서 좀 오래된 애니메이션을 보고 있었습니다. <신세기 에반게리온>을 포함해서요. 저는 사실 <신세기 에반게리온>을 안 봤었거든요.
<신세기 에반게리온> 안 보셨었다고요?(당황) 저는 사실 우호님을 처음 기억하게 된 게, 가니메가 생기기 훨씬 전에 부기우기에서 했던 다른 연주자의 리더긱에서, 본인의 솔로에서 <신세기 에반게리온> 의 유명한 OST인 ‘잔혹한 천사의 테제’ 멜로디를 연주하시는 걸 봤을 때였거든요. 그걸 보고 ‘아, 이분 상당하시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인상적이었는데, 사실은 안 보셨었다고 하니 조금 배신감도 드네요.(웃음)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저도 죄송하게 생각합니다.(웃음) 그래서 멤버들도 저보고 가짜 오타쿠라고 얘기를 하기도 해요.(웃음) 굳이 변명을 하자면, 최근에 봤던 <약사의 혼잣말>이라는 작품도 그런 케이스인데,저는 음악을 듣다가 작품에 흥미가 생겨서 보게 되는 경우가 엄청 많아요. 애니메이션이나 게임은 복합적인 예술이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시각적인 부분도 크지만 청각적인 부분이나 다른 부분에서도 매력을 느낄 수 있다고 보는데, 제가 딱 그런 케이스인거죠. 같은 콘텐츠에서도 좋아하는 부분이 사람마다 다르다는 사실 자체도 재밌고요.
비록 에반게리온은 안 보셨지만….(웃음) 우호님을 포함해서 멤버 전원이 상당한 취향의 깊이를 가지고 계신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공연에 올릴 곡은 어떤 과정을 통해서 정해지나요? 덕(!?)을 많이 쌓은 누군가의 입김이 특히 세게 받아들여진다거나 하는 것도 있는지 궁금해요.
지금도 그렇지만 처음부터 다 같이 모여서 각자 좋아하는 곡을 각자 모아와서 다같이 결정하는 편입니다. 시행착오도 많이 겪었던 것 같아요. 연습과 연주를 쌓아가다 보니깐 두 개 중에 선택을 해야겠더라고요. 사람들이 다들 알고 있는 곡을 연주해서 반응을 이끌어낼 것이냐, 그냥 우리가 좋아하는 곡을 멋있게 편곡해서 연주력으로 승부할 것이냐 사이에서요. 저희가 자주 하는 노래들이 보컬 곡이 많은데, 보컬이 없다 보니깐 그런 부분에서도 고민이 많이 되었고요. 지금은 그래도 레퍼토리가 많이 늘기도 했고 자신감도 붙어서, 어느 정도 조화롭게 셋리스트를 짤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그럼 앞으로 좀 해보고 싶으신 서브 컬처 콘텐츠 작품이 있는지 귀띔을 해 주실 수 있을까요? 새로운 시도 같은 것도 좋고요. 스포라고 하면 스포가 될 수도 있겠지만요.
스포 까진 아니지만 최초 공개 해 드릴게 하나 있어요! 가니메는 사실 ‘연주팀’이다 보니까 보여드리고 싶은 부분에서 한계가 있거든요. 그래서 남자 보컬과 여자 보컬을 섭외해서 YouTube 콘텐츠를 업로드할 예정입니다. 아마도 12월에 캐롤로 처음 인사드리게 될 것 같습니다. 아직 채널도 없고 음악도 준비를 하고 있는 단계이긴 합니다. 많이 기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가니메도 그렇고, 우호님께서 리더로 활동하고 계시는 다른 밴드인 ‘집사(ZIP4)’도 그렇지만, 보여주시려고 하는 콘셉트의 내용과 방향이 뚜렷하다는 인상을 받습니다. 그게 돋보이는 이유는, 다른 연주자 혹은 다른 밴드들은 하지 않는 것을 하시기 때문이라는 생각도 들고요. 그런 면에서, 물론 실제로 각 밴드에서 아티스트로서 연주도 하고 계시지만, 기획자로서의 우호님의 이야기도 들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듭니다. 원래부터 하고 싶어서 하게 된 밴드인 ‘가니메’와, 그걸 위해 이것 저것 쌓아 오면서 새롭게 좋아하게 되어서 만든 밴드 ‘집사(ZIP4)’ 외에, 혹시 앞으로 프로듀싱이나 기획을 해보고 싶으신 것들이 있으실까요?
말씀드렸다시피 무언가를 기획할 때 유니크함, 특수성에 대해서 신경을 많이 쓰면서 진행하는 편인데요. 지금 당장 연주 방식도, 색깔도 다른 두 팀을 하고 있다 보니깐 우선은 여기에 충실하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 그래서 아마 새로운 팀을 또 만들거나 하지는 않을 것 같아요. 물론 제가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게 아닌데, 두 팀 모두 좋아해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이렇게 할 수 있다는 것이 감사한 일이죠.
그럼 이제 조금 이야기를 좁혀서, 재즈 연주자로서의 우호님 개인에 대한 이야기로 넘어가보면 어떨까 합니다. 아까 아버님이 취미로 색소폰을 부시던 것을 계기로 색소폰을 연주하게 되었다고 말씀을 해 주셨는데요. 그렇게 색소폰을 시작하게 되고 나서, 한 명의 색소포니스트로서 본인이 생각하는 색소폰 만의 매력이나 강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가끔 이런 상상을 하곤 하는데요. 만약에 제가 다른 악기로 음악을 시작했더라면, ‘집사’는 생겼어도 ‘가니메’는 생기지 않았을 것 같아요. 제가 개인 YouTube 채널에도 게임이나 애니메이션의 OST 커버 영상을 올리고 있는데요. 다른 악기들도 그 나름의 매력이 있지만, 색소폰이기에 가능한 부분이 분명히 있거든요. 톤이나 음역대 이런 것들이 다양한 장르의 음악에 어울릴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고요. 제가 하고 싶어 하는 음악에 가장 잘 어울리는 악기를 선택해서 다행이라는 생각도 합니다.
개성이 강한 두 밴드이지만 ‘재즈’라는 하나의 주제로 묶을 수도 있고, 우호님 본인께서도 다른 연주자분들의 긱에서 연주하시는 모습을 자주 보기도 하는데요. 그렇다면 한 명의 ‘재즈 플레이어’로서 재즈는 어떤 장르라고 생각하시는지 말씀해주실 수 있을까요.
일단은 재즈에 대한 정의가 사람마다 다르기도 하고, 엄청 다양하고 폭도 넓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제가 생각하기에 결국 재즈가 다른 음악 장르랑 비교했을 때 차별화 될 수 있는 지점은 솔로 연주에 있다고 생각해요. 솔로 연주는 사실 그 자리에서 하는 일종의 작곡이기도 하거든요. 그것도 같이 연주하는 사람들과의 상호작용에 기반한 작곡이고요. 이런 부분들이 재즈의 핵심적인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다보니 오늘 어떤 연주가 나올지 아무도 모르고, 그렇게 오늘 들은 연주는 오늘밖에 못 듣는 연주라는 점도 재밌고요. 더해서, 재즈는 장르이기도 하지만 음식에 비유하자면 조미료같은 포지션이지 않을까란 생각도 합니다. 치킨스톡 같은 조미료를 예로 들면, 양식은 물론 한식 일식 중식 어디에나 쓰일 수 있거든요. 팝송이나 시티팝 등 다른 장르에서 재즈적인 요소가 쓰이는 것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듯이 말이죠.
가니메나 집사는 특히 다양한 행사나 페스티벌에서도 자주 출연을 하고 계시더라고요. 그런 큰 무대나 전문 공연장에서 공연하는 것과는 다르게, 재즈 아티스트로서 재즈 클럽에서 하는 공연에 대해 혹시나 특별한 의미를 가지고 계시거나 하신게 있을까요?
제 첫 무대가 부기우기였던걸로 기억하거든요. 부기우기의 무대에는 학생들이 설 수 있는 기회도 있다보니깐, 주변에 좋은 분들의 도움을 받아서 준비를 엄청 해가지고 올랐었던 기억이 있어요. 가니메의 첫 공연도 부기우기에서였고요. 그러다가 최근에는 다른 재즈 클럽에서 공연을 하는데, 우연히 오셨던 페스티벌 관계자분이 저희를 좋게 봐 주셔서 페스티벌 무대에 설 수 있게 되었던 경험도 있거든요. 재즈클럽에서 꾸준히 공연을 해 오지 않았다면 맞이할 수 없는 기회였다고 생각해요.
좋은 의미로든 나쁜 의미로든, 누군가에게는 일터 혹은 일상이 되어버린 공간일 수도 있겠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에게 그럤던 것처럼 누군가에게는 데뷔 무대가 될 수도 있고, 여전히 어떤 새로운 시도가 가능하고, 그게 또 다른 기회로 이어질 수있는 장소이기도 하고요. 재즈가 그렇듯이, 어떤 상호작용이 계속 이루어져서 무슨 일이 일어날 지 모르는 재밌는 공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재즈 클럽에서 공연을 하면서 기억에 남는 순간이나 관객들이 있으신가요?
가니메에서의 얘기를 해 드리자면, 사실 가니메 멤버들 중에는 재즈가 아닌 다른 장르의 음악을 메인으로 하는 멤버도 있고, 재즈 클럽은 물론 라이브 공연 자체가 처음인 멤버도 있었어요. 그러다보니 재즈 클럽의 문화나 분위기에 익숙치 않아서 생기는 헤프닝도 많았죠. 근데 이게 점점 익숙해지고 하다보니깐 멤버들이 무대 위에서 보여주는 실력이 확 늘었다는 게 느껴질 때가 있거든요. 그런 순간들이 엄청 기억에 남는 것 같습니다.
아까 잠깐 서브컬처 암흑기라고 말씀을 해 주셨습니다만, 밴드를 이끌어나가면서 혹은 개인으로서도 어떤 힘든 순간들 혹은 슬럼프가 찾아올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럴때는 어떻게 대처를 하시는 편이신가요?
학교를 다니면서 1년 정도 휴학을 한 적이 있어요. 그때는 작곡을 배워보고 싶어서 색소폰을 아예 손에서 놓고 지냈거든요. 근데 그러는 과정에서 결국에는 제 스스로 색소폰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깨닫게 되기도 했어요. 그래서 더 열심히 색소폰을 불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해요. 슬럼프가 왔다고 해서 특별히 뭘 할려고 한다기 보다는, 그냥 마음가는대로 하면 되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어요. 새롭게 좋아하는게 생기면 그걸 해 봐도 되고, 그러다가 원래 하던걸로 돌아와서 더 잘할 수 있게되기도 하고 그런 것 처럼요. 그런 과정들이 재미있기도 하거든요.
하고 싶은 것을 우직하게 밀고 나가고 계시는 우호님 다운 답변이네요! 그럼 슬슬 인터뷰의 마무리 단계로 넘어가 보려고 합니다. 우호님 개인으로든, 가니메로든 어떤 목표같은게 있으실까요? 거창한 것도 좋고 올해 또는 내년 단위의 작은 목표도 좋습니다.
가니메의 경우에는 솔직히 말해서 이 장르의 라이브 연주팀으로는 유일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서브컬처 음악을 연주하는 또 다른 팀이 나오게끔 하는게 지금으로서는 목표라면 목표겠네요. 저희를 따라했다고 기분이 나쁘거나 하지는 않을 것 같고, 오히려 일종의 영감을 주었다고도 볼 수 있으니깐 기쁠 것 같아요. 저희가 신경써서 만들고 있는 굿즈나 이런 요소들도 마찬가지고요. 사실 재즈라는 장르 자체가 차지하는 비중 자체가 무척 작은데, 그런 걸로 재즈의 저변을 조금이라도 넓히는데 기여를 할 수 있다면 좋은 거니까요. 더 나아가서, 지금 가니메가 하고 있는 서브컬처 재즈 음악도 하나의 재즈 장르로도 받아들여질 수 있도록 열심히 활동해야겠다라는 생각도 가지고 있습니다.
재즈를 잘 모르는, 재즈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으신 곡 또는 아티스트가 있으신가요?
말씀드렸다시피 재즈라는 게 하나의 장르라기보다는 요소로서 여기저기에 많이 쓰인다고 생각하는데요. 그러다보니까 어디까지를 재즈로 볼 것인가 라는 부분에서 뭘 하나 꼽기가 어렵다고 생각이 드네요. 그래서 제가 처음 재즈를 접했을 때를 떠올리면서 말씀을 드리면, T-Square나 Yellow Jacket을 추천드리고 싶어요. 두 팀 모두 정말 아름다운 멜로디를 구사하는 팀인데요. 재즈를 사람들이 어려워하는 이유가 멜로디가 익숙하지 않아서 난해하다고 느껴지거나, 변화무쌍해서 라고도 생각하거든요. T-Square와 Yellow Jacket의 음악들은 팝적인 요소도 많이 있어서 비교적 직관적이고 듣기 편한 멜로디가 매력적이라서 처음 재즈를 접하는 분들도 좋게 들으실 수 있을 거에요.
재즈크루 인비테이션 공연을 마치고 퇴장하실 때. 아티스트가 직접 선택한 곡을 틀어드리고 있습니다! 퇴장곡으로 틀어주었으면 하는 노래와 선정하신 이유를 간단히 말씀해주세요.
디지몬 어드벤처의 OST인 Brave Heart를 부탁드립니다. 현재 기준으로 제 스스로를 가장 잘 나타낼 수 있는 곡이라고 생각해서 선정하게 되었습니다. 평소에도 좋아하는 곡이기도 하고요.
마지막으로, ‘재즈 크루 인비테이션’과 부기우기를 찾아주시는 관객분들께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사실 저희 또래들은 다들 선택 받은 아이들이시잖아요. 본인을 속이지 마시고, 편하게 오셔서 즐겨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저희가 하고 있는 서브 컬처 음악이라는게 사실 라이브로 들을 기회가 흔치 않기도 하고, 라이브로 들으면 또 느낌이 완전히 다르기도 하거든요. 같은 문화를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재밌게 놀 수 있는 기회가 되면 좋겠습니다.
시간 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럼 11월 재즈 크루 인비테이션 당일, 11/8(금) 8시에 뵙겠습니다!
글 및 디자인 : 박휘상